뮤직메카


하모니카

뒤로가기
제목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작성자 백경훈(ip:)

작성일 2009-03-31

조회 967

평점 0점  

추천 추천하기

내용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야말로 한 순간이었다. 라디오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아무 생각없이 듣다 불현듯 ‘나는 노래 할 거야’를 외쳤으니, 농담 삼아 얘기하지만 나에게 있어 노래한다는 것은 애초에 점 지어진 운명이자 숙명이었다.

 

어쨌든 재즈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음악을 전혀 접할 수 없었던 나였기에 왠지 모를 희망에 마냥 들떠 있었고, 막연한 동경에 열정과 꿈만 가득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꿈꾸던 세계에 막상 발을 내딛으니 웬걸 노래하는 사람은 왜 그리 많고, 모두들 잘 하는지... ‘내가 최고야’라고만 생각했던 우물 안 개구리가 감당하기에는 모든 것들이 너무 넓고 다양하며 복잡했다. 그 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정말 다양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도대체 음악이 무엇일까? 노래가 무엇일까? 노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누가 옳고 그른지, 높고 낮은지 비교할 수 없는 유일의 세계!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요동치는 에너지의 실체를 찾아야만 하겠다는 호기심과 강한 욕구!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음악들! 무작정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가치관의 정립이었다.

 


단순히 노래하는 가수로서만이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과 소양은 무엇일까? 머릿속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절박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내 나름의 행동지침 - 조금 거창하다 싶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훈련방법이라고 스스로 명명한 12가지의 사항들 - 을 조심스럽게 공개한다.

 


첫 번째. 개인교사를 구한다.

단순히 지식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 따끔한 충고와 질책에 인색하지 않으며 감정상의 교감과 교류도 가능한 지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두 번째. 계획표를 작성한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눈으로 확인하면서 따를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지도 같은 것을 작성하여 실행한다.

 


세 번째. 내 실정에 맞게 단계별 목표를 설정한다.

 


네 번째. 연습을 할 때는 정신을 집중한다.

노래를 통해서 내 자신의 개성을 남김없이 발산하는 것이 집중이다. 가만히 앉아서 정신을 모아 차분해지는 것을 따로 연습한다.

 


다섯 번째.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연습한다.

 


여섯 번째. 어려운 부분은 오래 연습한다.

내 마음에 드는 음악만 하려들지 말고 지속적인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자신의 취약점에 과감히 맞서는 태도로 연습한다.

 


일곱 번째. 표현력 있는 연주와 노래를 한다.

내가 의도하는 바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점을 노래로, 음악으로 표현한다. 어휘력을 길러 능숙하게 사용하면 할수록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노래로 이를 가능하게 연습한다.

 


여덟 번째.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

무턱대고 계속하는 것보다 나름의 스타일을 갖고서 꾸준히 해 나간다.

 


아홉 번째. 자기를 과시해서는 안 된다.

박수를 받을 욕심으로 노래하는 사람은 박수밖에 받지 못한다. 청중이 박수를 쳐 줄 거라는 걸 미리 알고서 재주를 자랑하느라 청중과 의미있는 대화에 몰입 할 기회를 스스로 유기해 버린다. 집단속에 자기를 꿰어 맞추려는 건 자신의 진정한 개성을 바꾸는 것과도 같다.

 


열 번째. 스스로 생각한다.

음악가로서 성공과 실패는 직면한 온갖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에 달렸다.

 


열한 번째. 연관성을 갖는다.

서로 다르게 보이는 것들에서 유사성을 많이 발견하면 할수록 더욱 더 폭넓게 이 세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완벽은 없고 정답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순수함과 열정만으로 가득했던 초심은 습관처럼 찾아드는 자만과 매너리즘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음악을 할 것인가? 노래를 할 것인가? 그럼 그에 걸맞는 자기만의 주관과 행동양식을 세워보고 다시 한 번 점검하자. 그리고 관객을 가장 가까이서 접해야 하는 보컬이라면 더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lesson_dallim01.jpg

꼭 들어봐야 하는 음악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세상에서 제일 노래 못하는 이로 밥 딜런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코맹맹이 소리로 주절주절 대는데 그게 노래냐 라는 것이다.

한 참 겁 없이 대들 때는 그럼 노래는 뭔데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가창력이니 뭐니가 뛰어나 소리 빡빡, 몇 옥타브인지 올라가는 고음으로 질러대는 노래가 잘 하는 노래냐고 항변 아닌 항변을 해 댈 때도 있었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난 밥 딜런 노래를 최고의 보컬 스타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얘기하고 싶은 것들을 자기 방식대로 이를테면 불안 한 듯한 음정으로 순간순간 내지르는 리듬감으로 변화무쌍하게 가사를 읇조려 낸다. 음 하나 하나에는 정확히 독립되어 있고, 알게 모르게 음과 음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살아 꿈틀거린다.

단순한 코드진행에 변화 없는 멜로디 라인들은 당연하다 싶다.

음폭의 깊음도 필요 없다. 목소리가 매끈하지 않다는 것도 더 이상 문제 되지 않는다.

 


고정관념을 깨보자.

좋은 소리, 넓은 음폭, 파워... 다 가지면야 얼마나 좋겠느냐 만은

중요한건 자기 스타일이다.

보컬은 무엇일까?

가사를 자기만의 표현력으로 음을 통해 전달하는 사람이다.

간단하다.

밥 딜런 만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람이 있을까.

시공간을 떠나 사람들의 뇌리 속에 박혀 있어 “어! 저 노래는 누가 불렀네”

이것이 시작이고 끝이다 싶다.

I Shall Be Released를 들으며 자유를 노래하고

Knokin On Geaven's Door를 들으며 평화를 노래하고

이 음반에는 없지만 ‘Natural Born Killer'에 있는 You Belong To Me를 들으며 사랑을 노래하고



lesson_dallim02.jpg


그럼 Ella Fitzgerald는 어떤가?

두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보컬리스트..

Bob Dylan은 자기 곡을 자기가 불렀기 때문에 보컬로써 한계가 용서 되었지도 모르지만

Ella는 말 그대로 보컬리스트다.

자기 아닌 타인의 생각, 세계를 노래로 표현해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3대 재즈 보컬리스트 중 가장 평이한 목소리를 타고났지만 완벽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절대음감, 넓은 음폭 ,파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감정을 쥐락펴락 가지고 놀 수 있을 만큼 자유자재의 리듬감, 정교하리만치 세밀한 표현력...

그래서 이 모든 것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버린다.

라이브는 어떤가.

더더욱 스켓은 어떤가.

보컬이 어떤 몫 이여야 하는지, 연주자와 어떤 교감선상이여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정말 완벽한 교과서 같은 보컬리스트...

 

글 강허달림

06/07   http://guitarlab.co.kr

 

 

-이 글의 저작권은 Guitarlab에 있으며,본 사이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글을 개제하고 있으니,
불법적인 무단복제나 유포시에는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비밀번호 입력후 수정 혹은 삭제해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수정

이름

비밀번호

내용

/ byte

수정 취소

비밀번호

확인 취소

댓글 입력

이름

비밀번호

내용

/ byte

평점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